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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뜬 서민 코 베어가는 환율 3
등록자 곽상준 작성일자 2008-10-08 오후 5:04:47

곽상준의 손에 잡히는 재테크 Ⅺ



환율 급등과 서민 경제의 몰락

눈뜬 서민 코 베어가는 환율


최근 원-달러 환율이 1달러당 1,100원을 돌파했다. 1,050원대에서 환율 상승을 막아보려고 했던 한국은행은 가지고 있던 외환을 상당히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의 추가 급등을 막지 못했다. 문제는 1,100원을 돌파한 지금 시점부터다. 한은은 실제로 공격적으로 환시장 개입이 점차로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사용한 총알(달러)이 상당한 상태에서 마구잡이로 총알을 허비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고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국제 금융계의 하이에나들이 한국 외환시장을 노리며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미 자신이 들고 있는 패를 다 들켜버린 상황이다. 상대의 패를 다 알고 달려드는 외환 투기 세력들의 공격을 과연 잘 극복할 수 있을까?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몇 년간의 달러화 하락세는 끝이 나고 달러 강세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중이다. 그야말로 설상가상의 상황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환율의 움직임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원화의 약세(=환율의 상승)가 중국이나 일본, 해외여행 다닐 때 여행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안 좋은 것인가? 만약 그런 정도로 개인적 차원에서 이야기가 끝난다면 그냥 단지 여행을 가지 않거나 수입품을 안 쓰면 그만이다. 문제는 이것이 매우 구조적인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데에 있다.


원자재 가격을 급등시키는 환율 상승
쉽게 이야기 해보자. 한국의 자동차들이 부품들 중 상당부분을 국산화 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핵심 부품들은 수입을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라면 수입가격은 아무런 상황변화 없이 단지 환율의 변화만으로 작년에 비해 약 30% 정도 상승하게 된다. 이렇게 제품의 경우뿐만 아니라 원자재의 경우도 결재 시에 작년 대비 30%의 가격 상승이 발생하게 된다. 처음엔 기업들이 자신의 제품 가격에서 원자재 상승부분을 감수하지만 기업이란 근본적으로 손해보고 장사하는 집단이 아니기 때문에 원자재가격은 곧장 상품가격 상승으로 연결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우리는 인플레이션이라고 부른다. 최근 6개월 동안 우리는 인플레가 우리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극적인 경험을 하고 있다. 환율의 상승은 바로 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핵심적인 요소다.

반대로 물건을 파는 입장은 조금 상황이 다르다. 자동차가 가장 극명한 예다. 2005년과 2006년 현대자동차는 미국 시장에서 같은 세그먼트 내의 일본 자동차들과 가격차가 10% 이하로 줄어들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현대차가 신차를 막 쏟아내던 이 시기에도 현대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증가하지 않았다.  일본 자동차는 계속 점유율을 증가 시켜나가는 그 때 말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와서 상황은 많이 달라지고 있다.


대박 나는 거대기업, 쪽박 차는 서민들
원화 가치의 하락으로 인해서 현대차는 미국 내에서 다른 어떤 메이커들보다 훌륭한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의 빅3 업체와 일본의 빅3 업체가 모두 판매를 확연히 줄어들고 있는 어려운 시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점유율을 크게 상승시켜 놓고 있다. 장사를 잘했다는 이야기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자연적으로 판매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달러로는 비슷하게 팔았지만 이것을 원화로 환산해서는 판매량 증가만큼 매출과 소득이 증가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한국 내에서는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수출을 많이 하는 거대 기업군은 꾸준히 수입을 늘릴 수 있는 호기를 맞게 된다.

즉, 거대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원화 하락으로 인해 자산 증가를 꾀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반면에 원자재가 부족한 나라에 살고 있는 일반인들은 자연스럽게 직간접적으로 수입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게 제품이든, 내가 산 상품의 원료이든) 더 많은 지출을 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이것을 나라 전체로 놓고 본다면 환율의 상승으로 인해 국내의 부가 일반 서민들의 주머니에서 거대 기업들에게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 흐름을 가지게 된다. 좀 더 극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일반 서민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재산을 강탈당한 것과 별 다를 게 없다는 뜻이다.


서민들의 탈출구는 있을 것인가?
게다가 환율이 이렇게 되어서는 주식시장도 잘 돌아가기 어려워지고 다른 쪽 자산으로의 자금 운용도 만만치 않아진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해석해보면 원화를 가지고 있으면 손해가 나는데 과연 우리나라에 달러를 들고 들어와 투자하려고 하겠는가? 이래저래 경제 전체가 흔들릴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재테크를 하는 개개인들의 입장에서 과연 이러한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떠한 것이 있을까? 이 부분에 들어서면 조금 답답해진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반 서민의 입장에서는 대처할 뾰족한 방도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최근에 매우 높아진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정도(1년-6.5%~7.2%)에 돈을 넣어두고 있는 것 외에는 별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어 보인다. 외화표시 예금을 해 놓거나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필수품들을 먼저 수입해 놓고 느긋하게 사용하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얘기일지도 모르겠다. 이건 적어도 기업 수준에서나 적용되는 얘기지 서민들하고는 너무나 동떨어진 대책이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너무나 1차원적인 방법이긴 하지만, 상품 가격이 오르기 전에 먼저 사놓거나 환율로 인해 상승한 제품이나 상품을 사용하지 않고 버티는 정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비를 안 하게 될 경우 현재의 경기 침체는 쉽사리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며 이는 곧 서민들의 삶이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현재의 분위기는 우리를 이렇게 팍팍한 삶으로 자꾸만 이끌고 있다. 이래저래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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