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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500h & Range Rover Velar 0
등록자 허인학, 조진영 작성일자 2018-12-20 오후 2:57:48



시선과 관심의 향연



시선이 쏟아진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자리를 피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 시선을 즐기기도 한다.

관심을 받는 것을 즐기는 성격은 아니지만,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남들의 시선과 관심을 받는 것도 나름 즐거울 수도 있으니까.

시무식을 했던 게 그리 오래전 일 같지 않은데 벌써 달력이 한 장밖에 남지 않았다. 휴대폰에는 연말 모임을 갖자는 연락들로 가득하다.



완벽한 ‘홈 보이’의 삶을 살고 있는 기자에게는 큰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길거리에는 사람들로 넘쳐날 것이고, 마셔라 부어라 술을 마실 것도 뻔했다.

함께 근무를 하고 있는 기자 역시 같은 처지다. 연신 울려대는 휴대폰을 부여잡고 달력에 체크를 하고 있다. 선배들과의 만남, 친구들과의 만남. 지금 이 시기라면 누구라도 같은 처지지 않을까?



동료 기자와 모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머릿속이 번뜩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비슷한 상황을 주제로 시승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 기자와 둘이 즐기는 조촐한 연말 파티였다. 파티의 이름은 ‘시선과 관심’. 바로 빈 종이와 펜을 들고 나름의 조건들을 적어내려가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남들의 시선과 관심을 받는 것을 즐기는 성격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소위 말하는 ‘인싸(인사이더라는 뜻으로 각종 행사나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내는 사람을 이르는 말)’가 되어보기로 했다.

동료 기자와 상의 끝에 파티 날짜와 장소를 정하고 우리를 인싸로 만들어줄 아이템을 찾기 시작했다. 아주 비밀리에.



◆ 허 기자 Pick’s
완벽한 ‘인싸’로 만들어 줄 차가 필요했다. 어떤 모델이 좋을지 며칠 동안이나 고민을 했는지 모른다.

아마 파티션 넘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동료 기자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각자 선택한 인싸 아이템을 숨기기라도 하듯 어색한 대화만 오고 갈 뿐이었다.
 
기자는 장고 끝에 차를 골랐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기자가 선택한 차는 렉서스의 LC500h다.



너무나도 완벽한 선택이었다. 도로에 나서는 순간부터 시선은 집중됐다. 독일의 브랜드가 최근 공개한 신차의 광고와 같았다.

어떤 차를 가져오더라도 ‘인싸는 내 차지지’라는 말을 주문처럼 중얼거렸다.

LC500h는 SF 영화에서나 볼법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LC의 디자인은 지난 2012년 북미 오토쇼를 통해 선보인 ‘LF-LC’ 콘셉트를 빼다 박았다.



그도 그럴 것이 콘셉트카의 이미지를 그대로 적용하기 위해 디자인팀과 기술팀이 공동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이 정도면 두 팀의 협업은 성공적이다. 엄청난 크기의 스핀들 그릴과 화살촉 모양의 헤드램프, 굵직한 라인들. 고급스러우면서도 렉서스만의 스포티한 감성이 가득하다.


 
반면, 실내는 상당히 고급스럽다. 곳곳에는 알칸타라를 적용하고, 계기반은 모드에 따라 구성과 컬러를 바꾸고, 움직이기까지 한다.

GT 카의 성격을 띠고 있는 LC500h는 오랜 시간 운전해도 그리 피곤하지 않고, 알칸타라가 섞인 시트에는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통풍 기능까지 들어있다.



게다가 운전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기능들까지 버무려 놨다. 다만, 터치패드는 조작하기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운전 중에는 안전을 위해서라도 조작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친해지기 위해 마니또 게임이라도 해야 할 지경이다.



남들의 시선과 관심을 뺏어오기 위해서는 한 가지가 더 필요하다. 화끈하게 달릴 수 있는 성능이다. LC 500h는 일반 스포츠 GT카와는 조금 다르다.

이름 뒤에는 알파벳 ‘h’와 앞 유리에 붙어있는 ‘저공해 2종’ 스티커로 치장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품었다는 뜻.



기다란 보닛 아래에는 299마력의 힘을 낼 수 있는 3.5ℓ V6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179마력의 전기모터가 손을 잡고 359마력의 시스템 총 출력과 35.7kg·m의 힘으로 뒷바퀴를 굴린다.

달려보면 하이브리드는 재미없다는 편견은 무참히 깨진다. 힘의 전달은 10단 변속기가 담당. 그런데 구성이 조금 남다르다.



e-CVT에 자동 4단 변속기를 더해 1~3단에서 가상의 3단의 기어를 만들어낸다. 4단에서는 가상 기어를 만들지 않아 총 10번의 기어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달리는 맛은 굉장히 고급스럽다. 360마력에 가까운 힘은 언제나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계기반에 위에 달린 뿔을 돌려 주행모드를 바꾸면 얼얼한 성능을 맛볼 수 있고, 에코 모드를 이용하면 최대한 기름을 덜 먹으려 애를 쓴다.



실제로 시승 당시에는 ℓ당 14km에 가까운 연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나무랄 데가 없는 능력이기도 하다.

게다가 엔진과 전기모터가 바통을 주고받을 때에도 쉽사리 눈치를 채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게 움직인다(개인차로 쓰고 있는 국산 하이브리드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조 기자 Pick’s
파티가 열리는 장소에 한참을 덩그러니 혼자 있었다. 어떤 요란한 차를 가져오길래 이토록 늦는 것일까.

혹시 페라리? 아니면, 람보르니기? 느지막이 도착한 동료. 사이드 미러에 얼핏 보이는 차는 SUV다.



혹시 주제를 잊은 것이 아닌지 의심마저 들었다. 점차 거리는 가까워졌고, 눈앞에 나타난 모델은 랜드로버의 레인지로버 벨라.

일단 예쁘기는 했다. 과연 그 선택은 옳은 것일까? 어찌 됐건, 나름의 생각을 가지고 인싸 아이템을 골라왔을 터이니 동료에게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지금부터는 동료 기자의 얘기다.



레인지로버 벨라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스포티한 감성이 녹아있는 쿠페형 SUV다. 첫인상부터 남다르다는 얘기다.

랜드로버 가문의 큰 형인 레인지로버에게 고급스러움을 물려받고, 그간 라인업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분까지 잘 버무려졌다.



시승차의 경우 ‘R-다이내믹’ 옵션이 더해져 더욱 저돌적인 이미지다. 전면에는 랜드로버 특유의 그릴이 그대로 적용됐고, 살짝 꺾인 보닛 라인에는 ‘RANGE ROVER’라는 레터링 두르고 있다.

루프라인과 D 필러에서 트렁크 리드로 이어지는 라인은 쿠페처럼 날렵하게 다듬었다. 여기에 후면 범퍼 하단을 살짝 추켜올린 모양새는 기존 SUV들과 다르게 스포티한 감성이 살아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 하나 더. 매끄러운 라인들과 형태를 숨기고 있는 도어 손잡이 덕분에 브랜드 라인업 중 가장 낮은 0.32Cd의 공기저항계수를 기록했다.

레인지로버 벨라의 실내는 시선과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던 버튼들은 종적을 감추고 센터패시아 속 두 개의 10인치 스크린 안으로 숨어 버렸다.



랜드로버는 이를 ‘터치 프로 듀어(Touch Pro Duo)’라 부른다. 이 속에는 공조장치와, 오디오, 주행모드 등을 설정할 수 있다.

미래의 차들은 다들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신선하다. 이외에도 손이 닿는 모든 부분에는 가죽을 둘러놨고, 2열과 트렁크 공간도 꽤나 널찍하다.



파티에 함께한 레인지로버 벨라는 3.0ℓ V6 병렬 시퀀셜 터보 디젤 심장을 품고 있다. 최고출력은 300마력, 최대토크는 71.4kg·m다.

엔진과 손을 잡은 변속기는 8단 자동. 제원으로만 보면 요즘 SUV들과 크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직접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파티장의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하다.



분명 디젤을 마시는데 가솔린차만큼이나 조용하다. 거기에 응답성까지 빠르다. 저속 구간은 물론 속도계 바늘이 꽤나 높이 서 있는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속도를 붙이는 데 별 무리가 없다.

가만히 서 있을 때에는 외모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오고, 달리면서 시선을 훔치는 성격이다. 모임 장소가 산골짜기 어디라도 산 넘고 물 건너 갈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으니 이만한 인싸 아이템이 없는 셈이다.



승차감도 좋다. 오래전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팅한 서스펜션은 때로는 편안하게, 때로는 다이내믹하게 차를 몰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준다.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기술을 통해 노면 상황과 차체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해 댐퍼의 상태를 조절하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바람을 넣고 빼 높이까지 조절할 수 있다.



어지간한 플래그십 세단과 맞먹는 정도의 수준이라 생각해도 좋을 정도다. 거기에 첨단 장치들을 빼곡하게 넣어 유행에도 따랐다.

이 정도면 연말 파티의 주인공은 벨라가 되지 않을까? 대부분 도로에 널린 일반 자가용들을 타고 왔을 테니까.



조촐한 파티의 끝
요즘 말하는 ‘핵인싸’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게다가 천성적으로 두 기자는 관심과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성격이라 더 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수많은 관심이 쏠리는 것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은 느낌이다. 파티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조촐했지만 나름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함께한 두 모델 모두 시선과 관심을 이끌어 냈다는 점이다. 새로운 방식의 스포츠카, 그리고 새로운 SUV.

흔히 하이브리드는 재미가 떨어진다는 편견을 깰 수 있었고, SUV도 충분히 섹시하고 스포티했다.

그 속에 숨어있는 고급스러움은 당연한 것이고. 자기 자신의 만족은 물론 남들의 시선과 관심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두 기자처럼 조금은 독특하고 신선한 선택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또 모르는 일이다.

이번 시승을 기점으로 두 기자는 성격을 바꾸고 ‘인싸’가 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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