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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Test/쌍용 G4 렉스턴 & 티볼리 0
등록자 허인학 작성일자 2018-11-16 오후 4:34:52

 

It’s Real

SSANGYONG TIVOLI & G4 REXTON




탐스럽게 익은 SUV 시장에 선택지가 넘쳐나고 있다. 고민에 빠지기 딱 쉽다. 하지만 SUV의 본질을 잠깐이라도 떠올리면 선택지는 간결해진다. 물론 G4 렉스턴과 티볼리는 그 리스트에 포함이다.

SUV시장이 아주 맛있고 탐스럽게 익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SUV 열풍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고,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많이 들었다.



브랜드 역시 은근슬쩍 SUV 라인업을 새로 짜며 시장의 문고리를 잡고 있다. 여기서 잠깐. SUV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우리는 ‘험한 도로를 가뿐히 지르밟으면서 달릴 수 있고, 레저 혹은 다양한 용도로 활용도가 높은 차’를 SUV라 부른다. 그런데 요즘은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도심형 SUV’라는 말이 생기면서 본질이 조금은 흐려지고 있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SUV가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 전통성을 지닌 SUV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일종의 푸념쯤으로 이해해주길 바란다.



나름의 조건에도 굳건히 리스트에 남은 티볼리와 G4 렉스턴. 쌍용차의 도약에 지대한 공을 세운 그런 녀석들이자 국산 SUV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믿음직스럽다. 사실 두 녀석과는 이미 인사를 나눈 경험이 있다.

티볼리는 소형 SUV 특집에서, G4 렉스턴은 시승회에서 만났었다. 2019년형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두 녀석은 소소한 변화를 통해 상품성을 개선했다.

누군가는 변화가 적다고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쉽지 않은 변화다. 나름 괜찮은 외모에 준수한 실력까지 갖췄었으니까.



그래도 변화를 거쳤으니 한 번쯤은 살펴보는 것이 예의. 티볼리는 더 많은 젊은이들이 계약서에 서명을 할 수 있도록 감각적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오렌지팝’과 ‘실키화이트펄’이라는 컬러에 범퍼 여기저기에는 크롬까지 둘렀다. 게다가 새로운 디자인의 신발로 갈아 신었다.

티볼리의 가장 큰 매력은 나만의 티볼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 후드와 펜더, 도어 가니시에 3가지 신규 디자인을 추가해 취향에 따라 선택을 달리할 수 있다.



조금은 초라하지만 쌍용의 비스포크 프로그램인 셈이다. 실내의 변화는 게이트 타입의 변속기가 부츠타입으로 바뀌었다는 점 정도다.

그렇다면 G4 렉스턴은 어떤 변화를 거쳤을까? G4 렉스턴은 겉모습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운전석에서 조수석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워크인 디바이스가 추가됐고, 운전석에는 전동식 럼버서포트가 더해졌다.



기어 노브에는 G4 렉스턴 전용 엠블럼도 달았다. 여기저기 소재와 스타일을 다듬어 중후한 매력과 세련미가 공존하는 이미지를 빚어냈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G4 렉스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변화가 숨겨져 있다. 환경을 위한 변화다.



유럽에 이어 국내에서도 유로 6보다 더 촘촘한 배출 규제 유로 6C가 도입될 예정이다. 측정 방식은 실 도로주행과 흡사한 ‘WLTP’가 사용된다.

게다가 내년 이맘때쯤이면 더 강화된 기준인 유로 6D Temp의 도입이 기다리고 있다. 디젤 엔진을 고집하는 쌍용차는 이 커다란 숙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쌍용차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선택적촉매환원장치(SCR) 방식을 적용한 것이다. 이로써 유로 6D 기준을 남들보다 1년 앞서 충족하며 숙제를 해결했다.



이전 모델과의 틀린 그림 찾기는 이제 그만. 시간이 없었고 서둘러 떠나야만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고민에 빠졌다. 손에 들린 2개의 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나름의 이유를 들먹이며 선택. 기자는 티볼리를 택했다. 티볼리에 앉아 시동을 걸고 내비게이션 속 누나의 안내에 따라 스티어링 휠을 돌렸다.

나름 가볍게 치고 나가는 티볼리. 보닛 아래에 자리한 1.6ℓ 디젤 심장은 최고 115마력, 30.6kg·m의 힘을 낼 수 있다.



모자라지도 그렇다고 넘치지도 않는 딱 알맞은 힘이다. 엔진과 손을 잡은 변속기는 아이신 6단 자동. 거기에 SUV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스마트 4륜 구동 시스템까지 얹고 있다.

세 유닛의 조합은 빠르진 않지만 우직하게 속도를 높이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 스티어링 휠의 감도를 3가지로 조절할 수 있고, 영민하게 움직이는 안전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운전을 할 수도 있는 점은 덤이다.



조금은 작지만 갖출 것은 모두 갖췄다. 욕심쟁이가 따로 없다.

급하게 가속페달을 밟고 속도를 미친 듯이 내고 싶지는 않았다. SUV의 본질를 느끼고 싶었을 뿐이다. 그렇게 한 시간쯤 달렸다.

어느덧 길을 안내하던 누나는 목적지에 도착했음을 알리고 사라졌다. 목적지는 광활한 대지. 여기저기는 움푹 패여 있었고, 모래먼지를 날리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제격이었다.



물론 소형 SUV이기 때문에 무리한 주행은 금물이다. 행여 잘못하면 여기저기에 생채기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흙길에 올라선 티볼리는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4륜구동 시스템은 귀신같이 노면 상태를 파악했고, 뒷바퀴로도 힘을 보냈다. 필요에 따라서는 구동력을 최대 50:50으로 나눠 쓸 수 있는 ‘4WD 락’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다.



다시 한 번 티볼리가 가진 SUV의 본질을 파악하는 시점이다. 서스펜션의 움직임도 능동적이다. 후륜의 멀티링크 시스템은 살짝 단단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노면을 놓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렇게 티볼리와 한참을 놀았다. 이제는 뒤따라온 G4 렉스턴과 놀고 싶었다. 손은 눈보다 빠르다. 동료에 손에 들려있던 G4 렉스턴의 키를 낚아챘다.

묵직한 문을 열자 숨어있던 사이드 스텝이 나오면서 높은 차체로 안내한다. 아마 사이드 스템이 없었다면 모양 빠지게 껑충 올라타야 했을 것이다.



고맙다. 이런 게 배려다. G4 렉스턴의 첫 느낌. 확실히 동생 티볼리와는 다른 느낌이다. 고급스럽다. 그리고 더 여유롭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체어맨이 슬쩍 자리를 비우면서 G4 렉스턴이 쌍용 가문에서 가장 비싼 녀석이 되고 말았다. 한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이기 때문에 그에 맞는 품격을 갖춘 것이다.

G4 렉스턴의 바퀴를 굴린지 약 5분 후 느껴지는 강점. 여유로우면서 부드럽고, 안락하다는 것이다.


 
2.2ℓ e-XDI220 LET 심장은 마치 6기통 엔진처럼 고요하게 움직이며 187마력과 43.0kg·m의 힘을 쏟아낸다.

거기에 메르세데스-벤츠의 E-트로닉 7단 자동변속기를 가져다 맞물렸다. 자체 개발 변속기가 아니라 눈을 흘길 필요는 없다. 오히려 심장과 궁합이 딱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활발하게 기술을 공유하는 시점에서 우리의 것만 강조하는 것도 그리 현명한 방법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가속페달을 밟은 발에 힘을 주면 여유롭게 속도계 바늘을 세운다. 게다가 아무리 속도를 높여도 실내는 평온하다. 차창 밖에서는 바람이 불고 자잘한 돌들이 차 바닥에 연신 노크를 해댔지만 귀를 자극하지는 않는다.

아마 누구라도 그렇게 느낄 것이다. 속도를 줄이는 능력도 수준급.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묵직하게 반응하면서 꾸준한 제동력을 선사한다.

부드러운 주행을 방해하는 노면을 만나도 차체가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최대한 부드럽게 넘기 위해 서스펜션은 ‘열 일’을 한다. 껑충한 키를 가지고 있지만 그리 부담스럽게 움직이는 편은 아니다.

거기에 정통 SUV의 상징이라 볼 수 있는 프레임 보디를 택해 차체를 타고 올라오는 우직함은 G4 렉스턴에서나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마 ‘통뼈’가 주는 듬직함은 덩치만 키운 도심형 SUV에게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경험할 수 없을 것이다.

‘4 트로닉’이라 불리는 4륜구동 시스템 역시 나무랄 곳이 없다. 상황에 맞게 4H 혹은 4L, 2H로 다이얼을 맞추기만 하면 스스로 힘을 주고 뺀다.

그렇게 한나절의 시승이 끝이 났다.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행여 조금이라도 늦으면 지옥 같은 정체를 경험해야 한다.

어깨를 짓누르는 피로람 탓에 G4 렉스턴의 운전을 도와줄 도우미를 불렀다. 사람이 아니라 안전을 위해 적용되는 시스템이다.

혹여 앞차를 들이받을 상황이 벌어지면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키기도 한다. 차선을 넘을라 치면 또 다시 경고. 꽤나 고마운 기능들이다.

누군가는 전통 SUV를 원하지 않는다. 그저 유행에 따라 SUV를 선택하거나 단순히 실용성만 높으면 그만이라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이들은 SUV의 본질을 지키고 있는 차를 갈망하기도 한다. 후자를 위해 G4 렉스턴과 티볼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전통은 그대로 지키면서 새로움을 적절히 버무린 두 대의 SUV. 두 녀석과 함께하니 얼마 전 다큐멘터리에 프로그램에 나왔던 ‘나전칠기’ 장인이 자꾸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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