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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AMG S63 4매틱+ 0
등록자 허인학 작성일자 2018-10-26 오후 12:16:07



MERCEDES-AMG S63 4MATIC+



 
‘Vielen Dank!’ 대학시절 전공이었던 독일어가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중적인 성격이 이토록 매력적일 줄은 몰랐다.

이래서 AMG를 미워할 수가 없다.

이쪽 편에 붙어 살랑거리다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슬그머니 자리를 옮겨 또 열을 올린다. 이런 사람을 흔히들 ‘박쥐같은 사람’이라고 한다.



욕이라도 퍼붓고 싶은 모난 성격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느낌이 조금, 아니 완전히 다르다.

그토록 싫어하던 이중적인 성격이 이렇게 매력적일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테두리 안에는 도로를 집어삼키고도 남을 얼얼한 성능까지 담겨 있었다.

자신이 달고 있는 AMG 배지가 무얼 의미한다는 것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느낌이다.

꿀 같은 여름휴가 중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당장이라도 서울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드림카 리스트 맨 꼭대기에 있던 S-클래스의 시승 요청 전화 때문. 이미 경험했던 S-클래스 시승에 무슨 요란이냐 싶겠지만 일반적인 모델이 아니다.

AMG 배지가 붙은 S63 4매틱+다. 그렇게 며칠이 흐른 이른 아침, 드디어 주인공의 키를 손에 들었다.

일을 해야만 했다. 머릿속에 가득한 아드레날린을 걷어내고 가까스로 평정심을 찾았다.

이번에 만난 메르세데스-AMG S63 4매틱+는 6세대 S-클래스를 뜯어고쳐 만들어낸 고성능 버전이다.



일반 모델과는 다르게 널찍한 범퍼와 떡 벌어진 펜더, AMG라는 알파벳이 선명하게 각인된 은빛 머플러.

온통 AMG만의 것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한마디로 자세가 나온다. 실내는 카본으로 멋을 부렸다. 그렇다고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본분은 잊지 않았다.

최대한 고급스럽고 편안한 환대를 위해 부드러운 나파가죽을 과할 정도로 휘감았다. 뒷좌석은 여전히 편했다.



커다란 디스플레이로 여러 가지 기능을 만질 수도 있고, 고급 호텔이 부럽지 않을 정도의 마사지도 받을 수 있다. 창피하지만 나이 서른 줄에 장래희망이 바뀌는 순간이다.

감상은 여기까지. 시간이 촉박했다. 부드럽게 녀석을 다루면서 어두운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오묘한 느낌이다. 어찌나 편안한지 차창 밖 급히 돌아가는 상황은 딴 세상 이야기같이 느껴진다.

녀석의 이중성이 플래그십 세단 편에 선 것이다. 최대한 나긋하고 편안하게 달리며 “저는 고성능을 몰라요, 편안함만 추구합니다”라며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다.
 


심지어 계기반에는 8개의 실린더 중 4개만 사용하고 있다는 표시까지 띄운다. 게다가 목청 좋기로 소문난 AMG의 ‘오로록’ 거리는 소리도 내지 않는다.

영락없는 플래그십 세단의 움직임이다. 도시의 소음은 완벽히 막아내고, 서스펜션은 슬그머니 힘을 빼고 요철을 만나도 도무지 티를 내지 않으면서 움직인다.

다시 한 번 회장님들이 부러워졌다.

이중성 짙은 녀석은 이전 모델의 심장을 도려내 배기량을 줄였지만 출력은 오히려 늘었다.



잠시 스펙이 적힌 서류를 보면, 4.0ℓ V8 바이터보 심장이 낼 수 있는 힘은 최고 612마력, 최대 91.8kg·m. 이전 모델 대비 27마력 올랐다.

정말이지 무지막지한 힘이다. 이토록 강력한 심장을 단 녀석을 고요하게 달리게만 둘 수 없었다.

플래그십 세단 편에 서있던 녀석을 잠시 고성능 세단 쪽으로 불러 다른 성격을 보여 달라며 살살 구슬렸다.

컴포트와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주얼의 4가지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AMG 다이내믹 셀렉트 버튼을 딸깍거리면서 스포츠 플러스로 옮기자 우리에게 익숙한 목소리를 내며 단숨에 태도를 바꿨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얘기다.



가속페달에 발을 가져다 대기가 무섭게 속도계 바늘이 솟구쳤다. 온몸은 나파가죽 시트에 파묻히기 일쑤였고, AMG 스피드시프트 멀티클러치 9단 스포츠 변속기는 연신 다음 기어를 낚아챘다.

612마력을 모두 쏟아내기 위해 절절 끓고 있는 엔진에 맞게 서스펜션도 태도를 고쳤다. 어지간한 굽은 도로는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었다.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양에 따라 앞머리를 칼 같이 들이밀었다. 완전 가변식으로 움직이는 AMG 퍼포먼스 4매틱+ 사륜구동 시스템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심장이 쏟아낸 힘을 앞뒤로 적절히 나눠주며 최적의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5m가 넘는 길이의 차체가 이렇게도 움직일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내친김에 레이스 스타트도 작동. 이 기능을 사용하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동시에 가속 페달을 누르면 그만이다.

92kg·m에 가까운 토크는 한 치의 실수도 없이 도로로 쏟아지며 순간이동의 마법을 부린다. 가득 찼던 연료탱크를 반쯤이나 비우고 광란의 질주는 끝이 났다.

매콤하다 못해 혀가 얼얼해지는 성능은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하루 종일 이중성 짙은 녀석과 함께 했다. 그때의 상황을 떠올리며 시승기를 적고 있는 지금 순간에도 아드레날린이 최대치로 분비되고 있다.

전형적인 플래그십 세단에서 느낄 수 있는 고성능. 얼른 시승기를 마무리 짓고 드림카 리스트 맨 위에 적혀 있는 ‘S-클래스’뒤에 ‘S63 4매틱+’를 덧붙이고 싶은 마음뿐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독일 아팔터바흐에 근무하고 있을 엔지니어들에게 이런 말을 전하고 싶다. “Vielen Danke, dass du mir dieses Geschenk gegeben h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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