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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ma Test/푸조 5008 × 이루리 프로젝트 0
등록자 허인학 작성일자 2018-10-24 오전 11:59:54


안녕? 가을아(feat. 이루리 프로젝트)

PEUGEOT 5008 GT



은근슬쩍 우리 옆으로 다가와 앉은 가을. 4개월쯤 기다렸던 계절이다.

너무도 반가웠다. 조용히 우리 곁에 앉은 가을에게 조금 특별한 방법으로 인사를 건넸다. ‘안녕? 가을아!’

올해 여름은 정말이지 너무도 최악이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렸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린 시절 출근하신 어머니를 기다리는 심정과 비슷했다.

어느 날 TV 속에서 들리는 반가운 소리. 가을이 다가왔단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가을맞이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꽉 차있는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터라 여행은 무리였다.

그래도 조금은 특별하게 가을을 맞이하고 싶었다. 너무도 기다렸던 계절이니까. 출근길 차 안에서, 1 살배기 조카와 놀아주는 와중에도 뇌는 온통 가을과 인사를 나눌 방법을 찾기에 바빴다.



생각에 또 생각.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슬그머니 우리 옆으로 다가온 가을에게 반가움의 인사를 전하는 것이었다.

가을과 음악 그리고 자동차가 함께하는 작은 콘서트다. 손발이 오그라들지만 ‘안녕? 가을아’라는 나름의 이름도 붙였다.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아 두었던 이벤트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도움이 필요했다.

음악을 들려줄 사람도 필요했고, 가을을 만나러 갈 때 발이 되어줄 차도 골라야 했다.

첫 번째 과제는 사람. 휴대폰 화면을 미친 듯이 쓸어내리며 연락처 리스트를 보던 중 눈에 띈 두 이름. 그렇다. 기자는 나름 음악을 하는 사람과 친분이 있었다.



힙합을 하는 래퍼와 어쿠스틱 사운드를 연출하는 밴드였다. 고민의 시간이 또 찾아왔다. 과연 어떤 뮤지션과 함께 가을과 인사를 나눠야 하는 것일까.

요즘 핫한 힙합이 맞을까 안면 차분하고 감성적인 음악이 맞을까. 주변 사람들을 적잖이 귀찮게 하며 의견을 물었다.

가을과 어울리는 감성적인 어쿠스틱 사운드가 제격이라는 게 대부분의 의견들이었다. 사실 마음속으로도 같은 생각을 하기는 했다. 정말이다.



서둘러 세부 계획을 세우고 ‘이루리 프로젝트’라는 어쿠스틱 밴드에게 연락. 알고 지내던 사이기는 하지만 족히 2~3년 만에 하는 연락이라 대뜸 부탁하기가 망설여졌다. 그런데 고맙게도 쿨(?) 하게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번에 특별한 이벤트와 함께한 이루리 프로젝트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겪을 수 있는 일들을 어쿠스틱 사운드와 편안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나긋나긋한 성격의 밴드다.



함께할 뮤지션도 정해졌고, 본격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이루리 프로젝트에서 곡도 쓰고 건반을 담당하는 이루리 씨와 첫 번째 만남을 가졌다.

대뜸 자동차와 음악의 만남이라는 것이 마음에 든다는 그녀. 도리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아이디어까지 털어놓기 시작했다. 적극적인 태도에 절로 머리가 숙여지기도 했다.

그녀가 정신없이 쏟아내던 아이디어 탓에 자칫하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칠 뻔했다. 이번 이벤트에 빠져서는 안 될 차를 선택하는 일이다.



미리 준비해 두었던 리스트를 꺼내 들었고, 그녀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그런데 그녀가 던진 한마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흔히 말하는 ‘차.알.못’이란다. 예상에는 없던 일이었다. 리스트에 꼽아 두었던 녀석들에 대해 차례대로 설명했다.

(지금에야 털어놓는 말이지만 당시에는 마치 기자의 모습은 영락없는 영업사원이었다) 리스트 맨 꼭대기에 있었던 모델은 푸조의 5008 GT.



프랑스식 실용성과 효율성, 아기 사자의 유니크함 때문에 출시 후 꽤나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5008 GT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사진을 보더니 단박에 녀석을 집었다. 마음에 썩 들은 모양이다.

자, 이제 차 얘기를 좀 해보자. 이번에 함께할 프랑스 아기 사자 5008은 7명이 탈 수 있는 SUV다.



그 뒤에 ‘GT’라는 말이 따라붙었다는 것은 어딘가 다르다는 말. GT는 그랜드 투어러의 줄임말로 장거리 여행 딱 어울린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사실 푸조는 프랑스식 실용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는 조금 다른 의견이다.



의외로 잘생긴 외모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실용성은 그다음이고. 날카롭게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와 크롬이 발라진 그릴, 사자가 할퀸 형상이라는 테일램프. 마음에 든다.

근데, GT 모델 치고는 색다른 점은 거의 없다. 배지가 붙은 것과 휠의 모양만 다를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19인치 GT 휠이 마음에 든다.



역시 휠은 커야 제 맛인가 보다. 실제로 이루리 프로젝트 멤버들은 5008 GT를 보자마자 ‘멋있다’, ‘예쁘다’라는 말을 연신 뱉기도 했다.

이제는 실용성보다는 디자인이 푸조의 매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프랑스 아기 사자의 실내는 어떨까. GT만의 매력이 적었던 외관과 달리 실내에서는 조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많은 부분이 다르지는 않다. 2세대 아이콕핏은 마치 전투기를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또 위아래가 잘려나간 조그만 스티어링 휠이 참 귀엽다. 계기반은 취향에 맞게 구성을 바꿀 수도 있다.

여기에 GT 모델에는 아이콕핏 앰플리파이 패키지가 더해져 분위기에 따라 터치스크린의 밝기와 컬러를 조절할 수 있고, 3가지 향수 디퓨저까지 있어 은은한 향기도 맡을 수 있다.



시트는 알칸타라를 아낌없이 발라놨고, 스티치도 꼼꼼하게 박음질되어 있다. 2열의 공간도 나쁘지 않다. 다만, 3열이 의심스럽다.

머리 공간은 넉넉하지만 바닥에 소화기까지 있어 다리는 자꾸만 갈 길을 잃어버린다. 2열을 앞으로 최대한 밀고 탄다고 해도 불편하기는 매한가지. 그냥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이벤트 당일이다. 아침부터 분주했다. 아기 사자도 만나야 했고, 회의도 해야 했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는 악조건이었다. 그렇다고 계획을 바꿀순 없었다.

서둘러 움직인 탓에 늦지 않고 이루리 프로젝트 멤버들을 만났다. 그리고 악기들도 실물로 마주했다.



어쿠스틱 기타와 건반 그리고 실제로는 처음 보는 첼로까지. 악기들은 부피가 꽤 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악기가 다쳐서는 안됐다.

기자에게 자동차가 애인인 것처럼 저들에게는 악기가 애인이자 전부기 때문. 최대한 소중히 다뤘다.

그런데, 악기가 모두 트렁크에 실어질지 못 미더워하는 눈치들이다. 5008 GT는 기본 트렁크 공간이 236.8ℓ이고, 3열 시트만 접을 경우 952ℓ, 3열 시트를 빼내고 2열까지 모두 접으면 무려 2,150ℓ의 공간이 생긴다.



EMP2 플랫폼을 사용한 결과다. 게다가 2열 시트는 1:1:1로 움직여 보다 다양하게 공간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작은 음악회가 열리는 장소는 강원도 춘천. 운전석을 기타 선수 곽두일 씨에게 양보했다.

프리우스를 타고 있다는 그의 반응이 궁금했다. 조용한 하이브리드를 모는 사람이 평가하는 5008 GT는 어땠을까.



입을 뗀 곽두일 씨. 디젤 심장을 품은 것치고는 상당히 조용하다는 게 첫 소감이다. 정숙성 부분은 기자도 동감한다.

걸걸한 엔진 소리도, 노면에서 오는 소음, 풍절음을 모조리 막아내고 있어 꽤나 조용한 상태로 달릴 수 있다.

첫 소감을 전한 그는 의외의 힘에 놀라기라도 했는지 녀석의 제원을 물었다. 5008 GT는 BlueHDi 2.0ℓ 심장을 품고 있다. 엔진이 낼 수 있는 힘은 180마력, 최대토크는 40.82kg·m다.



여기에 퀵시프트 기술이 적용된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넘치는 힘은 아니지만 성인 4명이 타고 악기를 실은 상태에서 꽤나 끈덕지게 바퀴를 굴리는 능력은 칭찬하고 싶은 부분이다.

속도계 바늘을 아래로 낚아채는 능력도 좋다. 칼처럼 날카롭게 브레이크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한 힘으로 디스크 로터를 잡으면서 속도를 줄인다. 게다가 쉽게 지쳐 토라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만점을 주고 싶다.

고속도로와 국도, 그리고 굽이치는 산길까지 모두 누빈 그는 한 가지 불만을 토로했다. 조금은 단단하게 세팅된 서스펜션이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또 요철를 넘을 때 마지막에 튕기는 듯한 느낌도 든다고 했다. 5008 GT의 서스펜션은 앞뒤 각각 맥퍼슨 스트럿과 토션바. 토션바가 튕기는 느낌을 전해준 모양이다.

누군가는 이런 세팅을 싫어할 수도 있고, 반대로 단단한 서스펜션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각자가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니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이다. 단단하게 조여진 서스펜션은 의외의 깜짝 선물을 전해준다.



껑충한 키를 가지고 있지만,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쉽게 몸을 기우뚱거리지 않는다. 수준급의 움직임이라 느껴질 정도다.

한참을 아기 사자와 교감을 나누던 기타 선수가 갑자기 무언가를 마구 누르기 시작했다. 그는 대체 무얼 하고 있던 걸까. 알고 보니 안전 시스템들을 작동시키고 있던 것이었다.

5008 GT에는 최신 장비들이 꽉 채워져 있다. 어댑티브크루즈 컨트롤은 둘째 치고, 액티브세이프티 브레이크 시스템과 거리 알람 시스템, 차선이탈방지 시스템, 운전자 주의 알람 시스템.

하나하나 세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안전 기능들이 담겨 있다. 또, 각 기능들이 영민하게 작동한다는 점도 믿음직스럽다.



아기 사자와 이루리 프로젝트, 그리고 기자의 수다가 폭발할 즈음 음악회를 열 장소에 도착. 소양호를 배경 삼아 감미로운 연주를 시작했다.

한 편에는 푸조 5008 GT도 세워뒀다. 어쿠스틱 기타의 시작으로 첼로가 더해지고, 건반도 슬쩍 거들었다.

세 악기가 만들어낸 하나의 음악은 정말이지 감성에 취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가을에게도 딱 맞았고. 이루리 프로젝트는 프로 음악인들의 모임이 확실했다.

그렇게 한참을 관객처럼 음악만 듣고 서 있었다. 마음속으로는 이대로 시간이 잠시 멈춰주기를 기대했다.

너무도 지쳐있던 찰나에 가을이란 친구가 찾아왔고, 그 친구를 맞이하기 위해 모인 이루리 프로젝트와 푸조 5008 GT.

프랑스식으로 풀어낸 실용성과 디자인은 이루리 프로젝트의 감성적인 음악과 의외로 잘 어울렸다.

앞으로는 프랑스 아기 사자를 실용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감성적이라고 말해도 될 것 같다. 음악과 계절에 취하고, 차에 또 한 번 취했던 하루.

올해 들어 가장 아름다운 날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색다른 방법으로 계절과 인사를 나눠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그게 꼭 차와 음악이 함께하지 않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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