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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ard Test / Jeep Wrangler 0
등록자 CARLNC 작성일자 2020-11-18 오전 11:49:51


남자의 로망을 자극한다




극악의 에어로다이내믹, 불편한 시트와 편의장치, 좋지 않은 연비까지.

사실 이 차는 기능적으로 봤을 때 오프로드 마니아가 아니라면 살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도를 지나다 보면 랭글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렇다는 것은 이 차가 위의 수많은 단점을 상쇄할 만한 장점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스마트키로 도어 잠금 장치를 해제하자 익숙한 세븐 슬롯 그릴과 원형의 LED 헤드램프를 지닌 지프 랭글러 루비콘 레콘 에디션이 기자를 반겼다.

스팅그레이 색상에 무광 블랙으로 포인트를 준 레콘 에디션은 익숙한 패밀리 룩의 전면부와 무심한 듯 설계된 마초적인 외관 측면을 통해 여행에 대한 자신감을 뽐내고 있었다.

트렁크도 여타 SUV들과 달리 힌지가 오른쪽에 배치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여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트렁크 도어는 유리로 제작된 상단부와 스페어타이어가 거치된 하단부가 따로 열리게 설계됐다.



이런 경우 보통 상단부의 문을 따로 열 수 있게 제작되는 것이 보통인데 레콘 에디션은 하단부 트렁크 도어를 무조건 열어야 상단부 도어를 열 수 있었다.

같은 동작을 두 번 하게 만들어 불편해 보였지만 불만스럽진 않았다. 오히려 멋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내도 지프만의 색깔을 고수했다.



실내 분위기는 블랙 바탕에 레드 스티치가 적용된 포인트들로 마감됐고, 좁은 폭의 대시보드는 수납공간을 배제해 기능성과 담을 쌓았다.

운전석의 7인치 TFT 클러스터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담으려는 타 SUV들과 달리 주행 정보와 연비, TPMS 등의 차량 정보를 큼지막한 글자와 아이콘을 통해 직관적으로 전달했다.

센터페시아의 8.4인치 디스플레이는 화통한 지프의 스타일과 반대로 느린 반응속도와 복잡한 UI 때문에 사용이 불편했다.



이후 주행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동을 걸었다. 액셀 페달을 밟았더니 출력이 부족할 것이란 염려와 달리 2.0ℓ 가솔린 엔진이 2.1t에 육박하는 차체를 부족함 없이 끌고 나갔다.

다만 예상했던 대로 승차감은 투박하고 무거웠다. 레드 스티치로 마감된 단단한 운전석 시트도 거친 승차감에 일조했다.

속도를 높여 60km/h를 넘기니 노면 소음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오프로드 타이어 때문인지 타이어 마찰음도 들려왔다.

공기저항을 고려하지 않은 외관 특성상 풍절음도 심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심하지 않았다.



하지만 타력 주행 시 정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흘려내지 못해 속도가 빠르게 줄어들어 공기저항 계수가 좋지 않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소음을 차단할 수 있는지 체험해보고자 안드로이드 오토에 연결된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었다.

9개의 스피커를 지원하는 알파인 프리미엄 오디오는 나름 양질의 성능을 보여줬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의 외부 소음 차단 효과도 꽤 준수했다.



편의사양에 인색한 지프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오디오에 꽤 신경을 쓴 듯했다.

도로를 달리다보니 화창했던 하늘이 어느새 다시 흐려졌다.

그리곤 거센 빗줄기가 퍼붓기 시작했다. 하지만 레콘 에디션은 자신의 무대를 만난 듯 평상시와 다름없이 우직하게 나아갔다.

승차감도 맑은 날 공도를 달렸을 때보다 안정적이었다. 폭우로 만들어진 물웅덩이와 깨진 도로를 지날 때에도 크게 요동치는 다른 차들과 달리 흔들림 없이 매끄럽게 구간을 통과했다.



마른 도로에서는 거치적거리는 존재였던 오프로드 타이어와 사륜구동 시스템도 빗길 주행에 큰 도움이 됐다.

내친김에 영흥도에서 높은 언덕과 비포장도로 주행성능도 테스트했다. 그러자 지프는 자신에게 기회가 왔다는 듯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사륜구동의 접지 능력과 넉넉한 출력으로 20°에 가까운 언덕을 평지처럼 올랐다. 물을 머금은 진흙투성이 길도 빠지지 않고 문제없이 통과했다.



17인치 가공 블랙 휠에 장착된 BFGoodrich MUDterrain KM2 오프로드 타이어도 일반도로를 달렸을 때와 완벽히 다른 성능을 보여줬다.

만족스럽게 테스트를 끝낸 다음 바퀴에 묻은 흙먼지를 씻어내기 위해 근처 세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입구에 들어서자 지나가는 남자들의 시선이 느껴졌다.



일반 차량은 이렇게 구정물이 흐르면 기분이 좋지 않았을 텐데 지프여서인지 훈장을 새긴 듯 괜히 기분이 좋았다.

세차장에서도 동전을 바꾸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 한 남자가 흙투성이 레콘 에디션과 사진을 찍을 때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그 마음 알지’라는 묘한 공감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가 지어졌다. 보이지 않는 지프의 매력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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