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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ard Test / Peugeot 2008 0
등록자 CARLNC 작성일자 2020-10-14 오전 10:43:55


성능과 효율의 이중나선




‘규제가 혁신을 방해해선 안 된다.’ 4차 산업혁명 이후 끊임없이 언급되는 말이다.

새로운 기술이나 기존 기술의 개선에 있어 과도한 규제가 가해지면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6년만의 풀체인지 모델인 올 뉴 푸조 2008 GT 라인은 더욱 강화된 유로6D 규정에 맞춰 CO₂ 배출량도 줄이고 연비도 전작 수준을 유지했다.

그런데 출력은 10마력 더 높아졌다. 푸조의 파워트레인 기술은 환경 규제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아가고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친환경 정책 대응에 고심하고 있다. 갈수록 규제는 강화되고, 내연기관 효율은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비롯한 전기차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데,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가격과 더불어 충전 인프라와 충전시간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겹겹이 쌓여 있다.

특히 디젤차는 DPF 장착 의무까지 더해지며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실정이다.

그래도 친환경차가 자동차 시장의 대세가 되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적으로 당장 전기차를 왕좌에 앉히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디젤차 비중이 점점 낮아지는 것을 보면 세대교체가 멀지 않았다고 느껴진다.

대부분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아직 신차 라인업에 디젤차를 포함시키고 있는데, HEV를 포함한 전기차 비중도 점점 늘리며 친환경차 점유율 20%를 향해 시나브로 파이를 늘리고 있다.

여러 제조사와 마찬가지로 푸조 역시 디젤엔진을 완전히 놓지 않았다. 같은 차종에 친환경 모델을 더하며 공존을 꾀하는 것이 추세다.

6년 만에 풀체인지된 올 뉴 푸조 2008 역시 디젤 모델과 함께 전기차 e-2008을 함께 내세우며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신발끈을 동여맸다.



새로운 2008은 기존처럼 알뤼르, GT 라인 등 2개 모델을 제공한다. GT 라인은 실내 8컬러 앰비언트 라이트, 터치 감응식 실내 LED 조명, 프레임리스 룸미러, 하프레더 시트 등이 적용된다.

주행 성능과 각종 기능은 동일하고, GT 라인에는 ADAS 중 △ACC 스톱 앤 고 △차선 중앙 유지 △오토 하이빔 어시스트 △액티브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등이 더해진다.
 
특히 ACC는 페달을 밟지 않아도 완전 정차와 재출발을 지원해, 길이 막혀 가다서다를 반복해도 장거리 운전이 더욱 편안해질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장마가 슬슬 지겨워질 무렵 올 뉴 푸조 2008 GT 라인을 만났다.

하필 시승회가 진행되는 날의 빗줄기는 긴 장마 기간 중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거셌다. 우산을 쓰고 있어도 사방팔방 튀는 빗방울에 온몸이 젖어들었다.

직물과 가죽을 병용한 알칸타라 시트가 축축해지는 것이 미안할 정도였다.



‘콤팩트’란 수식어가 붙긴 하지만 나름 SUV 라인인 2008 GT 라인에 절반의 믿음을 가지고 시동을 걸었다.

주차장을 빠져나갈 때는 잠시 놀랐다.

운전대가 예상 이상으로 가벼워, 90도로 꺾인 출구에서 하마터면 운전대를 놓칠 뻔했다.

비교적 작은 크기의 운전대는 레이싱 게임을 즐길 때 쓰는 휠 컨트롤러보다 가볍다.
 
도로에 올라 속도가 붙으면 적당한 묵직함이 더해지긴 하지만, 주행감과 편의성 중 지나치게 편의에 치우친 게 아닌가 싶었다.



가속 페달은 물론 브레이크도 발에 힘을 좀 빼야 할 만큼 가볍다. 감속과 정지 성능이 믿음직한 것이 다행이라 여겨졌다.

한 번의 실망 뒤에는 한 번의 감탄이 왔다. 저속에서의 주행 감각은 상당히 탄탄한 편이다.

소위 ‘물렁거리는’ 느낌보다는 도로 상태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을 만큼 정직하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적절한 소음은 디젤 엔진의 존재감과 어우러져 주행 감각을 운전자에게 확실하게 전달해 준다.



비가 많이 오고 도로 상황이 녹록치 못해 고속으로 달리기는 어려웠는데, 80~90km/h 정도에서는 소음보다 빗소리가 더 크게 들릴 만큼 디젤 엔진답지 않은 정숙함이 느껴졌다.

푸조는 시승회 전 차량 설명에서 계기판에 적용된 3D 아이-콕핏을 강조했다.

HUD 대신 계기판 자체에 적용된 3D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는 계기판의 앞에 떠 있는 디지털 패드에 다양한 정보를 보여준다.

앞차와의 거리가 가까워지거나 차선을 이탈하면 디지털 패드에 곧장 경고 메시지가 출력된다.



표준, 다이얼, 최소, 개인화 등 다양한 설정으로 변경할 수 있는데, 설정을 바꿀 때는 디자인 변화에 시간이 좀 걸린다.

계기판을 가리지 않도록 상단과 하단이 납작하게 디자인된 운전대는 평균 대비 작은 크기로 운전의 재미를 좀 더 느낄 수 있다.

정작 의외의 문제는 운전대의 높이와 파워스티어링에 있었다.

이는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안고 있는 미묘한 부분으로 보인다.



앉은키가 약간 큰 편인 사람이 운전석에 앉으면, 운전대 높이를 중간보다 좀 더 높였을 때 계기판 하단이 가려진다.

이를 피하려고 좌석을 높이면 운전대가 약간 낮아져 각도가 애매해진다.

신장과 앉은키가 평균인 사람에게는 계기판도 가리지 않고 운전대 높이도 적절한데, 좀 더 작거나 큰 사람들에게는 위치 조절에 상당한 신중함이 필요하다.

계기판 하단을 약간 가려도 운전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보여야 할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자꾸 운전 외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차에서 내렸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기술을 얻고 기능을 잃었다’는 점이다.



비상등을 포함한 7개의 토글 스위치는 세련된 디자인을 뽐내고 있지만, 공조기능의 바람 세기, 풍향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이 모두 7인치 터치스크린에 들어가 있다.

이를 조절하고 애플 카플레이로 돌아가려면 두어 번의 터치가 더 필요해, 매번 화면으로 시선을 빼앗긴다.

인포테인먼트는 무척 간결하지만, 정작 필요한 기능은 여기저기 숨어 있다.




달리는 성능과 내부 편의 기능이 함께 향상되는 것은 아직 요원한 일인가 싶다.

2008 GT 라인은 엔진의 힘과 치고 나가는 성능, ADAS 등 주행 면에서는 상당한 진화를 이룩했는데, 실내 편의기능은 아직 전작에 머물러 있다.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겠지만, 푸조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1.5ℓ 엔진의 3,000만 원대 소형 SUV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른 선택지는 상당히 다양하다는 점이 올 뉴 푸조 2008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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