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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ard Test / Ssangyong Korando & Tivoli 0
등록자 CARLNC 작성일자 2020-07-23 오전 10:53:09


고객 향한 리‘스펙’트




쌍용자동차가 태세전환에 나섰다.

2011년 부활해 쌍용의 효자로 자리 잡은 코란도, 그리고 지난 2015년 출시되며 쌍용을 이끄는 쌍두마차의 한 축이 된 티볼리가 그 주인공이다.

고객을 존중(Respect)한다는 의미로 두 차량의 제원을 새롭게 정의(Re:spec)한 코란도와 티볼리는, 외모보다 내실을 좀 더 탄탄히 갖춘 채 손님 맞을 준비를 끝냈다.



하지만 이들이 환영을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같은 모델 자동차가 새로 출시되는 것은 보통 세 가지로 나눈다.

수 년 만에 세대교체가 되는 ‘풀체인지’, 성능은 그대로 간직하고 외모를 바꾸는 ‘페이스리프트’, 그리고 디자인과 성능이 일부 바뀌는 ‘마이너체인지’다.

쌍용차는 지난 2019년 코란도 2세대 풀체인지 모델과 티볼리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에 ‘리:스펙’을 내세워 새로 출시한 두 자동차는 준중형 크기까지의 SUV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것에 대응하기 위한 쌍용의 출사표다.



리:스펙 모델에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쌍용의 커넥티드카 서비스 ‘인포콘’, 그리고 다양한 편의사양과 안전사양을 기본 적용했다는 점이다.

인포콘은 △실시간 교통정보와 맵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커넥티드 내비게이션 △시동, 공조, 시건 등의 원격 제어 △주요 부품과 소모품 이상 유무 및 교체시기를 관리해 주는 차량 진단 등이 골자다.

특히 자동차 밖으로 벗어난 스마트 모빌리티 시스템으로 LG유플러스와 연계한 스마트 홈 컨트롤, 음성인식 기반 지식검색, 지니뮤직과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 등도 제공된다.



대부분의 서비스는 첫 2년간 무료로 제공되고, 콘텐츠 스트리밍과 2년 이후 서비스는 별도 요금제에 가입하면 이용할 수 있다.

처음 두 대의 차량을 마주하니 두 가지의 쌍용 로고가 각각 다르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것과 달리 디자인이 매우 흡사해 보였다.

특히 2세대 모델인 코란도는 헤드라이트 하단의 안개등과 그릴 부분이 형제인 듯 닮았다.

쌍용의 수출용 로고를 얹은 티볼리는 폭이 약간 좁아진 코란도 같았고, 코란도는 예쁜 외모를 시기해 비슷한 모습으로 변화를 꾀한 티볼리 같았다.



소형과 준중형으로 나뉘고는 있지만 크기로 차종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앞모습은 물론 뒷문에서 테일라이트로 이어지는 라인과 옆구리를 날렵하게 잡아주는 디자인까지, 두 차가 점점 닮아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정도다.

하루 차이로 두 차를 순서대로 받아, 함께 수원 화성의 공룡알 화석지로 향했다.

가을은 아니지만 갈대가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이 승용차보다는 SUV의 배경에 더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다.

새벽부터 비가 내려 길이 약간 험상궂게 변했지만, SUV란 이름에 걸맞은 주행 성능을 보여줄지 궁금해 일부러 일반도로보다 비포장도로를 선택해 내달렸다.



덕분에 한바탕 달음박질한 뒤에 촬영한 사진은 차량 곳곳에 진흙이 튀어 현장감이 좀 더 살아났다.

◆ 리스펙 코란도, 예민하지만 강한 친구

한 때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속어를 순화한다며 사용한 ‘모자라지만 착한 친구’란 말이 유행했다.

코란도를 타고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100km가량 달리며 느낀 점이 이와 비슷했다.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 모두 예민하기 짝이 없어, 페달을 밟는 감도에 따라 가속과 감속의 폭이 가파르게 오르내렸다.



마치 잔뜩 심술이 난 여자친구처럼 민감하고 조심스럽다.

누군가가 첫 차로 선택해 안전운전을 위한 연습을 한다면 안성맞춤이다.

하지만 시동을 걸고 있는 동안 매번 페달링에 신중을 기하는 것은 생각보다 무척 피곤한 일이다.

가속하는 힘은 나쁘지 않다. 출발할 때는 약간 조바심이 나는 정도인데, 30~40km/h 정도에서 속도를 더하는 것은 민첩하다.

1.5ℓ e-XGDi 150T 4기통 싱글터보 엔진은 대기만성형인 듯 뒤늦게 치고 달리는 것에 더 능하다.



적당히 주행하며 가속 페달에 대한 감을 잡았고, 브레이크 역시 제동력이 급상승하는 구간을 찾아 급제동을 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확실히 갓 면허를 취득한 초보운전자가 운전연습과 더불어 안전운전을 익히기에 좋아 보인다.

속도와 비례해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엔진음이 귀에 몰아친다. 잡음을 상쇄하기 위해 음악을 재생했는데, 소리가 뒷좌석까지 울리지 않는 듯하다. 마치 스피커가 앞쪽에만 배치돼 있는 것처럼 실내에서 울림이 덜하다.

설정에서 음향 밸런스를 뒤쪽으로 옮겨보니 음량이 줄어들며 잭이 덜 꽂힌 듯 멍멍하게 잦아든다. 저음보다는 중·고음이 비교적 잘 들리는 편이어서 장르음악보다는 실시간 차트 음악을 듣기 좋다.



9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인포테인먼트는 메인 메뉴와 화면이 구분돼 있다.
 
화면 좌우에 나눠 배치된 메뉴들은 화면이나 터치 영역 바깥과 약간의 경계가 있으면 조작이 더 수월할 듯하다.

디스플레이 하단의 공조 시스템은 스위치를 위아래로 조작할 수 있어 직관적이고 편리하다.

시동 버튼 옆에는 시트의 열선과 통풍을 함께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이 있다.비가 갠 뒤 더워진 날씨에 통풍 시트는 반가운 기능이었다.



2열에 앉아보고 실내 이곳저곳을 촬영하다 문득 콘솔박스 뒤쪽의 커버가 눈에 띄었다. 젖혀보니 예의 220V 콘센트가 배치돼 있다.

달리는 차 안에서 220V 콘센트를 꽂아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나 싶었다. 시동을 걸고 휴대폰 충전기를 꽂아봤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2열 콘센트는 운전대 왼쪽 하단의 기능 버튼으로 활성화할 수 있다.

상시 사용하기에는 전력이 부족하지만, 급할 때 잠깐 활용하기는 안성맞춤이다. 의외로 엉뚱한 곳에서 코란도의 장점을 발견했다.



리스펙 티볼리, 가격과 성능 저울질해야

코란도와 같은 1.5ℓ 엔진을 탑재한 리스펙 티볼리는 쌍용의 효자로 불릴 만했다.

사실 소형으로 분류되는 티볼리는 함께 시승한 코란도와 크기 차이가 크지 않다.

전장은 4,225mm로 코란도보다 22.5cm 짧지만 휠베이스는 7.5cm 차이가 난다.

길이 대비 축간 거리가 긴 편이어서 주행이 안정적이다.



실제로 코란도를 한창 운전한 뒤 같은 코스를 티볼리로 달렸을 때, 소음이나 가속력, 제동력은 비슷했지만 운전이 좀 더 안정적이었다.

차량 무게는 코란도보다 90kg 가볍고 연비도 11km/h대로 비슷하다.

티볼리에 올라 앉으니 오랜만에 보이는 핸드브레이크가 반가웠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차량은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를 지원하는데, 사실 고급 옵션으로 주행 시 파킹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풀리지 않으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물론 기어레버 주변에 복잡한 기능 버튼들이 배치돼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레버를 버튼으로 바꾸는 것에 예산을 좀 더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기어레버 앞쪽에 시거잭이 2개 배치된 것은 의문이지만.

티볼리를 주행하면서 서스펜션의 단단함에 비해 주행 자체는 매우 안정적이었다고 느껴졌다.

브레이크 페달은 코란도와 마찬가지로 민감한데, 그나마 가속 페달은 얌전한 편이다.
 
정직하게 운전자가 밟는 대로 속도를 내기도 하고 엔진브레이크를 걸어주기도 한다.
 
코란도와 같은 엔진을 공유하다보니 불규칙한 노면을 달릴 때 약간의 안정감이 더해진 것 말고는 큰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디젤인지 가솔린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은 거친 엔진음은 ISG가 활성화될 때마다 의문으로 떠오른다.

뒷좌석 수납 방식이 특이했다. 긴 고무줄을 양쪽에 걸어둔 방식인데, 신문 등 가벼운 물건을 보관하는 것은 괜찮지만 음료 등 조금만 무거워도 수납할 수 없었다.

사실 내비게이션이 등장한 이후 전국지도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없다시피 하니, 지도의 전용공간으로 여겨졌던 좌석 수납공간은 필요성이 거의 없어지긴 했다.

그래도 효용성이 떨어지는 방식을 굳이 배치하기보다는 차라리 아무것도 없는 것이 좀 더 나을 뻔했다.



기본 사양의 택시를 탔을 때 볼 법한 마감 역시 인테리어 디자인 면에서는 칭찬할 부분을 찾기 어렵다.

주행 관련 기능 버튼은 기어레버 앞에 모여 있다. 순서대로 운전 모드, 4Tronic 동력 배분, ISG on/off 버튼이다.

4Tronic 시스템은 도로 상태에 따라 전륜과 후륜에 동력을 달리 배분하는 기능인데, 보통은 전륜에 대부분의 동력이 전달되지만 길이 미끄럽거나 험할 때는 앞뒤 50:50으로 배분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확실히 진흙탕길을 달릴 때는 4WD Lock 기능으로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시승한 티볼리에는 도어 하단에 스카프와 스팟 램프가 배치돼 있었다.

타고 내릴 때마다 티볼리의 존재감을 뽐내는데, 어두울 때 보면 디자인이 나쁘지 않다. 이를 비롯해 후방 로고 LED, 스포츠 페달, 리어뷰미러 카본 커버, 루프형 공기청정기 등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옵션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데, 개인화가 대세인 현재로서는 나만의 자동차로 꾸미는 것도 고깝게 볼 일은 아닌 듯하다.

무엇보다 리스펙 티볼리의 엔트리 모델인 V:1 A/T 차량이 1,700만 원대부터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양한 옵션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적용하는 것도 내 차를 꾸미는 재미가 아닐까 싶다.



만약 다음 차로 리스펙 티볼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LED 램프 세트와 딥 컨트롤 패키지는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

트림에 따라 옵션으로 적용하거나 기본 장착돼 있다. 쌍용의 ADAS인 딥 컨트롤 패키지는 차선변경, 후측방 접근, 탑승객 하차 보조, 사각지대 감지 등을 제공한다.

티볼리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하 ACC) 능력은 생각보다 정확하게 차선을 유지해 주고, 앞차와의 거리도 안전하게 유지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ACC 기능을 사용해 봤다면, 혹은 장거리 운전할 일이 많다면 ADAS는 이제 필수로 적용해야 하는 옵션이다.



◆ 고객 존중… 마이너체인지의 다른 이름

쌍용차는 리스펙 시리즈를 소개하며 안전과 편의성을 중심으로 소비자가 선호하는 사양을 기본 적용했다고 언급했다.

이전 모델까지를 기준으로 코란도와 티볼리 모두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했던 트림에서 다양한 편의사양과 안전사양들이 옵션에서 기본 적용으로 변경됐고, 가격대 역시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설명만 보면 소형이나 준중형 SUV로 교체할 계획을 가진 운전자들이 눈을 돌릴 만하다.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새단장을 한 코란도와 티볼리가 모습을 드러냈지만 쌍용차의 내수판매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4월 초 선보인 차량의 판매량이 곧장 적용되기는 어렵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4월 자동차시장 현황에 따르면 쌍용은 지난 4월 총 6,017대를 판매하며 전월대비 12.3% 하락했다.

올해 4월까지 4개월간 판매량도 전년동기 대비 37% 이상 떨어졌다. 티볼리 출시 이후 상승세를 되찾았던 쌍용이 5년여 만에 다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그 원인이 기능이나 가격보다 디자인에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저렴한 내장재를 비롯해 세심하지 못한 마감, 구시대적 디자인 등이 거론된다.

외모는 나아졌지만 속은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은 끊임없이 경쟁이 격해지고 있고, 티볼리는 이 분야 5위에 머물러 있다.



코란도 역시 새로운 모습으로 환골탈태했지만 정작 내면을 가다듬지는 못했다.

한 네티즌은 “차라리 코란도 C가 그립다”라고도 말한다.

자동차 모델의 아이덴티티가 흐릿해지고 있는 와중에 다른 경쟁모델 대비 월등한 장점을 찾기도 어려워지면, 누가 그 차를 선택할까?



과거의 효자와 현재의 효자가 공존하기 위해서는, 더 나은 것을 무작정 따라가기보다는 모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맛을 찾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현재의 코란도가 예의 명성을 찾기 위해서는 화장보다 독서가 더 필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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