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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sseum / 네티즌 갑론을박 1 0
등록자 CARLNC 작성일자 2020-09-14 오전 11:47:03


급발진인가, 운전자 실수인가

레이 급발진 관련 이슈




급발진 관련 이슈는 매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제조사는 차량에 대한 과실, 결함 유무의 책임을 고객에게 떠넘기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기흥 IC 부근에서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레이가 질주하는 영상이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당시 일가족이 타고 있었던 이 차량은 브레이크가 먹통이 된 상태로 약 3분간 도로를 질주했다.

운전자 A씨는 주차브레이크를 밟아보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 봤지만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잠시 뒤 차량에 동승했던 아들이 침착하게 외삼촌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했고, 조언대로 D 상태의 변속기어를 수동기어로 변환해 속도를 낮춰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이후 운전자 A씨는 영상을 제보하고 차량의 결함에 대해 제조사 측에 항의했다. 그는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음에도 액셀을 끝까지 밟은 듯 차가 질주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제조사 측은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며, 운전자에게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하라고 요구했다”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대부분의 급발진은 사고가 일어난 뒤 EDR 기록을 분석해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이번 일의 경우는 운전자가 침착하게 운전을 이어가며 차량을 제어했고, 결과적으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EDR 판독을 할 수 없었다.

EDR은 사고 등의 충격이 일어나기 전과 후 5초 동안만 신호를 기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급발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료는 뒤에서 달리고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 유일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뒤차의 블랙박스가 공개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네티즌들은 급발진임을 주장하는 측과 운전미숙을 주장하는 측이 나뉘어 갑론을박하고 있다.




◆ 급발진이다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측은 운전자 A씨가 경력 20년의 버스 기사인 점을 이유로 들었다.

수십 년간 운전을 업으로 삼아온 사람이 3분이 넘는 시간 동안 브레이크와 액셀 페달을 착각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레이의 주차 브레이크 설계도 브레이크를 혼동할 수 없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레이의 주차브레이크는 센터 콘솔 주변에서 손으로 조작하는 와이어, 전자식 브레이크가 아니라 왼편의 페달을 밟아서 작동하는 형식이다.

따라서 왼발로 주차브레이크를 밟을 때 최소 한 번 이상 확인할 것이기 때문에 페달을 혼동했다고 주장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운전자의 과실이다

운전자의 과실이라고 주장하는 측은, 페달 오인 등의 실수는 운전경력이 오래됐어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난 2015년 70대 택시기사가 한 호텔의 주차장 화단과 고가의 외제차 5대를 연달아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운전자는 급발진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본인 과실로 드러난 바 있다.

이처럼 운전자의 착오를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섣부르게 급발진이라고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것이 반대 측의 주장이다.

 급발진에 대한 전문가 의견

약 20년가량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교통사고 분석을 해왔던 박성지 대전보건대 과학수사과 교수는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사례 중 대부분은 갑자기 놀랄만한 상황이 닥치면 페달을 혼동해 차가 튀어 나가는데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고 착각한 경우가 많다”라며,

급발진 의심 사고 10건 중 9건은 운전자가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차량의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은 분명히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한국자동차품질연합 김종훈 대표도 “과거에는 가속페달에서 기계적 신호를 통해 엔진 출력을 제어했지만, 현재는 전자장치로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충분히 오류가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제조사가 자동차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증명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제조사가 EDR을 포함한 관련 자료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입장을 밝힌 전문가도 있었다.

선우명호 한양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브레이크의 제동력이 가속력보다 3배 가까이 크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제대로 밟았다면 급발진이 일어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자동차의 전자장치는 오류가 날 경우를 대비해 안전장치가 2~3중으로 설계돼 있다. 때문에 급발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렇듯 전문가 사이에서도 찬반이 나뉘는 가운데, 한 엔지니어가 이번 급발진 추정 건을 분석한 영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EDR은 에어백 모듈에 연결돼 있기 때문에 충격으로 에어백이 터지지 않으면 급발진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현 상황을 증명하려면 브레이크를 밟았다는 정보를 가진 뒤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찾아 공개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한, “운전자가 급발진을 증명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브레이크 패드를 확인하는 것이다.

운전자 A씨가 실제로 주차브레이크를 3분간 밟았다면, 주차브레이크가 작용하는 후륜 브레이크패드에 열화현상이 발생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뒷바퀴를 탈거하고 브레이크를 확인해 주차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앞바퀴도 같은 방식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면 열화현상이 일어났는지 확인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운전자 실수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급발진이 일어나면 스로틀이 완전 개방되기 때문에 배력장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브레이크가 딱딱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영상에서는 브레이크가 무거워졌다는 뉘앙스가 없어 운전자가 페달을 혼동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 생각해볼 점

현재까지 자동차 제조사가 급발진을 인정한 사례는 0%에 가깝다.

제조사들은 기술적으로 급발진은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급발진이라고 알려진 사례들은 대부분 운전자의 운전미숙이나 실수라고 말하며, EDR을 조사해도 별다른 성명이나 정보 공개를 하지 않는다.

이에 정부는 소비자들을 위해 지난 2015년 12월 이후에 출시되는 차량부터 EDR 분석 결과를 공개하라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아직도 급발진을 경험하거나 관련 사고를 당한 운전자들이 사고의 원인을 밝혀야 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다.

개인이 대기업을 홀로 이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피해자가 급발진을 증명하고자 사방팔방 돌아다녀도, 수십 년간 관련 업무를 전문으로 처리한 제조사의 법무 팀을 어떻게 이기겠는가.
 
잘잘못을 가리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소비자가 아닌 제조사가 급발진 등의 돌발 상황을 증명하도록 하는 정부의 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급발진과 같은 돌발 상황은 빈도수가 적을 뿐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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